속기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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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13 09:06
서울중앙지방법원 이 0림 속기사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78  
서울중앙지방법원 이○림
 
 기나긴 장마와 폭염속에 어느 덧 한글속기 국가자격시험이 있는 9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 또한 속기사 선배님들의 수기를 보고 힘을 냈던 것처럼 예비 속기사님들이 제 글을 보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속기를 배우기 시작할 그 때 당시 저는 1년간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대학진학을 할지 아니면 새로운 직장을 구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을 새로 구하더라도 단순한 사무 업무를 하는 일 보다는 전문적인 분야의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던 중 속기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인터넷 정보만 믿고 속기자격증을 취득하면 공무원이 쉽게 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이미 아실 겁니다. 속기 자격증만 취득하면 공무원이 쉽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 말입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속기 자격증이 보통 단기간에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도 아닐 뿐더러 속기 공무원이 되는 길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속기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무원은 커녕 속기자격증 1급을 취득하기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걸 깨닫고 힘이 들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속기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1급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는 속기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마음을 먹고 좀 더 자세히 속기에 대해 알아보던 중 속기키보드로는 CAS와 소리자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을 하는데 속기키보드가 어느 것이냐의 여부보다는 본인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두 기종에 대해 모두 편견 없이 알아보았고 CAS 속기키보드가 아직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취업률과 자격증 합격률이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 자신에게는 CAS기종의 속기키보드가 더 잘 맞을 거 같다는 생각에 CAS 속기키보드로 공부하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CAS 속기학원을 알아본 후 저희 집과 가장 가까운 강남역에 위치한 A속기학원에 가서 원장(협회장)님과 상담을 한 후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속기키보드를 배우기 시작할 때는 무언가를 새롭게 배운다는 즐거움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그 즐거움도 잠시뿐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오전에는 6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에 속기학원에서 3~4시간 정도 연습을 했습니다. 오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힘이 들었는데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학원에서 장시간 연습을 하려니 집중이 잘 안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연습시간도 줄어들게 되고 자꾸 학원을 빠지는 횟수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원장님께서 항상 강조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나는 속기아니면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방법이 없다, 아주 처절한 마음이 없으면 그 어느 것도 성공할 수 없다!’라는 각오로 임하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동시에 위기감을 느끼고 “이 자격증마저도 취득하지 못하면 난 끝이다.”라는 마음으로 학원에서 다시 열심히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그렇게 마음을 잡고 나서는 190자까지는 학원에서 낭독 테스트를 봐도 점수는 그런대로 잘 나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200자에서 발생했습니다. 바로 슬럼프가 찾아 온 것입니다. 3급 국가시험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정말 점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저의 문제는 바로 약어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심지어 ‘정치’라는 약어조차 사용하지 않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약어를 많이 활용하지 않았는지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낮은 자수에서는 충분히 독타로도 낭독을 따라 잡을 수 있지만 높은 자수로 올라 갈수록 약어를 활용하지 않고 독타만으로 속기를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원장님께 무척이나 야단도 많이 맞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속기는 정말 독타와 약어 활용 이 두 가지 모두 잘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약어 위주의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자주 사용되는 활용도 높은 단어 위주로 연습을 했습니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점수는 점점 안정되어 갔고 마침내 3급 국가자격시험일이 되었습니다. 저는 대동세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보았습니다. 시험 전날까지는 전혀 긴장이 되지 않았었지만 막상 시험 당일이 되니 너무 긴장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내가 보는 시험은 1급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거치는 중간시험이니 너무 긴장하지 말고 학원에서 연습하던대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하면서 자격시험을 치뤘습니다.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약 8개월만에 3급 국가자격증 합격이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으니 “그 동안 내가 열심히 공부해 온 것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에 정말 뿌듯했습니다.
3급을 취득하고 나서는 왠지 더 자신감도 생기고 앞으로 금방 1급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곧 역시 1급 자격증을 따기란 정말 3급 자격증을 따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290자에서 다시 한번 정체기가 왔고, 또한 속기마당 카페 같은 곳에서 취업이 잘 되지 않는다는 비관적인 글들을 여러번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든 시기였습니다.
“국가시험이 몇 개월 안남았는데 내가 과연 그 시험에서 1급 자격증을 합격할 수 있을까?”
“1급 자격증을 취득해도 취업이 잘 안되면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속기를 그만두고 다른 걸 알아봐야 하나?”
정말 이런 생각들로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포기하기에는 지금까지 속기를 배운 것도 너무 아까웠습니다.
또한 속기카페에 취업이 안된다는 글들도 사람에 따라 취업을 빨리 될 수도 좀 더 늦게 될 수도 있는 것처럼 개인차가 있으니까 너무 그런 글들에 영향을 받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속기연습에 매진했습니다.
어느덧 몇 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드디어 운명의 그 날이 다가왔습니다.
  국가시험을 보기 한달 전에 있었던 협회시험에서 1급과 2급 모두 떨어졌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1급과 2급 모두 동시에 응시했습니다. 1급 시험 논설체는 그럭저럭 잘 따라 쳤지만 연설체 시험을 너무 못 본 것 같아 “아, 이번에도 떨어졌나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2급 시험이라도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2급 시험을 치뤘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떨어진 줄로만 알았던 저는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한글속기 1급과 2급 모두 합격했다는 발표를 보게 되었습니다. 1급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의 1년 4개월간의 고생이 다 잊혀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남들이 쉽게 단기간에 취득할 수 없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내가 1급을 취득했다는 사실에 더 뿌듯했습니다.
그 한글속기 1급 국가자격증 덕분에 협회로부터 여러 부문에서 기간제 근무등의 추천을 받고 지금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속기사로 취업이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속기자격증 1급을 따기까지는 정말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수 많은 분들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계시겠죠?
 모두들 꼭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