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학원
  • HOME | LOGIN | JOIN


 
작성일 : 12-03-27 16:05
14개월만에 이룬 속기사의 꿈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354  
한글속기 국가기술자격시험 합격 수기 <2> / 이제훈
14개월 만에 이룬 속기사의 꿈
:namespace prefix = v />:namespace prefix = w />
 
2011년도 제1차 한글속기(컴퓨터) 국가기술자격시험일인 4월 17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속기사, 특히 속기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한글속기 국가자격증을 필히 취득해야 한다. 사단법인 한국자막방송기술협회와 한국스마트속기협회(www.smartsteno.org)는 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속기사 지망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합격 수기를 연재한다.
 
필자인 이제훈 씨는 역대 한글속기 국가자격시험 합격자 5,450여 명(중복 합격 포함) 중에서 다른 속기 기계의 무려 6.5배에 달하는 4,730여 명을 배출한 CAS의 한 속기학원에서 속기를 배워 지난해 상반기 시험에서 1급,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편집자 주)
 
■속기사 입문 과정
:namespace prefix = o />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을 한 후 학교를 다니며 진로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을 즈음이었다. 졸업을 하기까지는 2년이란 시간을 학교에 투자해야 하고, 등록금 또한 만만치 않고, 졸업해도 취업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전공이 스포츠산업이고, 평소 취미로 운동을 꾸준히 해왔지만, 운동을 할 때 외에는 차분하고 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전공쪽으로 진로를 택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었다.
 
운동은 취미로 하고 다른 직업을 찾자! 뭐가 있을까? 그때 참 희한하게도 딱히 웹 검색을 해보지도 않았음에도 속기사란 직업을 알게 되었고, 인터넷 정보로는 한계를 느껴 CAS속기학원으로 찾아가게 된다.
 
설렌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수강생들이 열심히 수업에 임하고 있는 광경이 한눈에 확 들어 왔다. 먼저 와 있던 여성 2명과 함께 상담을 받고 속기를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렇게 해서 휴학을 하고, 속기학원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속기를 배우면서
누구나 그렇겠지만 초반에는 열의가 대단하다. 첫날 초급반에 속해 자리에 앉으면서 빨리 속기사가 되어야 한다는 조급함에 서둘러 속기키보드를 익히기 시작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중급반으로 자리를 옮겼다. 반 하나 올라갔다고 꽤나 자부심 갖게 된다. 뿌듯하기도 하고. 하지만 중급반을 들어서는 순간 역시 반에서 가장 낮은 자수를 공부하게 되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하남시 집에서 강남학원까지 대략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10시쯤 속기학원에 도착하여 오후 5시까지 공부하는 생활을 규칙적으로 했다. 그러면 하루 평균 6시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처음에는 열의도 넘치고 해서 학원에 좀 더 있어 보기도 했지만, 집중력도 떨어지고 효율적인 면에서 그리 좋지 않다고 판단해 위와 같은 시간을 지키면서 1년을 다녔다.
 
상급반부터가 가장 기억에 남는 속기공부 과정이었다. 집중력도 더 높아지고 비슷한 자수의 동료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실력 향상 속도가 정체되는 슬럼프를 겪게 마련이다. 더 빠른 자수의 동료들을 보면서 느끼는 조바심이 가장 큰 적이 아니었을까. 대략 최고 자수가 340∼350자 정도까지이지 끝없이 빨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결국에는 다 만나게 된다. 부족한 게 있으면 그 부분 열심히 하고 약자 외우고 연설체 논설체 둘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연습하면 실력은 오르게 되어 있다.
 
공부 후반부에는 신문 논설을 쳐보는 연습을 하여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약자 노트를 만들어서 외우고 익히고 또 외우고 익혔다.
 
연설문이나 논설문의 내용에 따라서 자신이 잘 하는 주제가 있고 못하는 주제가 생기게 된다. 자신 있는 주제가 나오면 엄청난 집중력과 함께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이는 듯 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시험장에서
속기 공부를 시작한지 1년이 채 안 됐을 때 1, 2급 시험을 볼 수준이 안 되어 3급에 지원했다. 시험장이 있는 강서구 학교에 아침 일찍 나름대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도착해 대기실에서 CAS속기키보드를 꺼내어 손을 풀고 있었다. 그때 옆에 있던 형이 “컴퓨터에 연결하는 어댑터랑 잭은 가져왔지“라고 물어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깜빡하고 안 가져온 게 아니라 가져와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속기학원에서는 항상 선이 연결되어 있어서 미련하게도 그 생각까지는 못했던 것이다. 다행히 이리 뛰고 저리 뛰어서 잘 처리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당황하지 말고 수험장에서 CAS속기협회(현재는 한국스마트속기협회)나 학원 관계자분들을 찾아 도움을 청하면 된다.
 
후에 그 형이 그 때 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었다고 한다. 그날 시험은 당연히 떨어졌다. 하지만 처음 본 국가자격시험이었고, 경험을 쌓으러 간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충격은 받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시험에 도움이 많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나고 학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에 복학을 하게 되면서 학원은 다니지 못하게 됐다. 속기 연습을 할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정말 마음이 불편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국가자격시험일이 다가왔다.
 
시험 날 그동안 못 보던 반가운 학원 동료들과 인사하고 시험장에 들어섰다. 감독들의 미숙한 진행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시험을 치렀지만 큰 실수없이 마칠 수 있었다. 1급 보다 2급 시험이 더 어려웠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연설문들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시험볼 때 누구나 떨리기 마련이다. 너무 긴장해서 시험을 그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속기 연습은 대부분 오후나 저녁에 하지만 국가자격시험은 아침에 본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 차이점을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손이 학원에서 하는 것처럼 풀린 상태가 아니므로 시험장에 좀 일찍 도착하여 미리 연습하기를 권한다.
 
■합격 발표
발표날 아침 일찍 학교에 왔다. 합격이 되면 문자 메시지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무심한 핸드폰은 도무지 울리지 않았다. 체념하고 있다가 혹시나 하여 스팸 메세지 함을 열어보니 합격 문자가 거기에 있었다. 14개월 만에 1, 2급 합격!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맺으면서
이 합격수기를 쓰는 게 사실 참 많이 부끄러웠다. 취직을 위해 필요한 자격증만 땄을 뿐이지, 아직 학생 신분이고, 실무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처음 속기를 시작할 때는 자격증만 따면 될 것 같았지만, 따고 나서 안주하지 말고 더 노력해야 하고 노력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올해는 학업과 국회 시험 준비를 병행할 생각이다. 국회 입성에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모르지만 최선의 노력이 최고의 결과를 가져 온다는 것을 굳게 믿고 즐기면서 해보려 한다.